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운영자 | 2025-04-26 | |||
|
|||||
[장애인주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이사야 35:3-6 마가복음 2:1-12 우리는 ‘장애’라는 단어를 종종 신체적 결함에만 한정해 생각하지만, 사실 장애란 결핍과 연약함으로 인해 본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하는 모든 상태를 의미합니다. 인간의 육신은 시간이 흐를수록 약해지고, 누구나 다양한 연약함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육체적 질병, 마음의 상처, 경제적 제약, 관계의 단절,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나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마가복음 2장의 중풍병자는 그런 한계에 부딪힌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예수님께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포기하지 않고 함께한 네 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침상을 들고 지붕을 뜯어 중풍병자를 달아내렸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병자를 고치셨고, 죄 사함을 선언하셨습니다. 믿음은 개인의 마음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행동으로, 사랑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중풍병자의 친구들처럼, 연약한 이웃을 위해 함께 짐을 지고, 장벽을 허물며, 하나님의 은혜 앞으로 나아가게 돕는 믿음이 진짜 믿음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를 공동체로 부르셨습니다. 공동체는 혼자서는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함께 넘어서는 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하나님 나라는 ‘모두가 똑같아지는 나라’가 아닙니다. 이사야는 이리가 어린 양과,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사 11:6-8). 서로 다른 존재들이 차이를 유지한 채 해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입니다. 교회는 바로 이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미리 보여주는 공동체입니다. 서로의 연약함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연약함 가운데서도 함께 살아가게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입니다. 이사야 35장은 하나님의 임재로 인해 맹인의 눈이 밝아지고, 저는 자가 뛰게 되는 회복의 장면을 보여줍니다(사 35:5-6). 이 회복은 단지 개인의 치료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함께 누리는 하나님의 회복입니다. 그리고 이 회복은 공동체의 돌봄과 손 내밈을 통해 시작됩니다. "너희는 약한 손을 강하게 하며 떨리는 무릎을 굳게 하라." (사 35:3) 오늘날 교회는 여전히 많은 연약함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약함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서로를 세우기 위한 부르심입니다. 우리가 서로 기대어 함께 걸어갈 때, 그 길이 하나님 나라를 향한 믿음의 길이 됩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이 길을 갑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공동체로 부르신 이유는, 혼자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인생의 길을, 함께 걸어가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서로 다름과 연약함을 존중하며, 해치지 않고,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는 하나님나라를 이루어 가는 삶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