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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백과 삶 사이의 거리 | 운영자 | 2025-11-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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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열한째주일]
고백과 삶 사이의 거리 여호수아 24:18-24 요한복음 15:18-27
현대 사회는 수많은 계약으로 움직이지만, 성경의 ‘언약’은 계약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계약은 조건에 따라 맺고 끊지만, 언약은 하나님께서 먼저 찾아오신 은혜의 관계 선언입니다. 신앙은 우리의 결심보다, 하나님께서 ‘내가 너희의 하나님이 되겠다’고 말씀하신 언약에 대한 응답으로 시작됩니다. 여호수아 앞에서 이스라엘은 “여호와만 섬기겠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즉시 “너희는 능히 여호와를 섬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고백이 아니라 삶의 방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마음에는 여전히 가나안의 신들과 가치가 남아 있었고, 여호수아는 말이 아닌 실천이 언약의 진짜 증거임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방 신들을 버리고 마음을 여호와께 향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신앙고백은 시작일 뿐, 언약은 순종과 삶의 변화 속에서 완성됩니다. 이 진리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동일합니다. 예배에서의 고백이 삶에서 이어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믿음은 말에 머물 뿐입니다. 신앙은 감동이 아니라 삶의 선택입니다. 시간·관계·물질·우선순위 속에서 하나님을 기준으로 선택할 때 우리의 믿음은 살아 있는 언약의 증거가 됩니다. 언약을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구별(거룩)’이 나타납니다. 세상의 경쟁·효율 중심 문화 속에서 하나님 백성은 다른 기준을 선택합니다. 이 차이가 때때로 세상과의 충돌을 낳습니다. 예수께서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한다”고 하신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미움은 실패의 증표가 아니라 정체성의 증표입니다. 제자는 스승의 길을 걷습니다. 정직이 불편한 자리에서 정직을 선택하고, 경쟁이 일반적인 자리에서 사랑을 선택하며, 이익 대신 의를 선택하는 삶이 바로 오늘의 ‘구별된 삶’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받을 미움 속에서 홀로 남지 않도록 보혜사 성령을 약속하셨습니다. 성령은 우리 안에서 예수를 증언하게 하시며, 고난이 증언의 자리가 되게 하십니다. 세상은 우리의 말을 의심할 수 있어도 우리의 삶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초대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킨 것도 말이 아니라 삶의 증언이었습니다. 여호수아가 세운 돌은 시간이 지나면 바래지만, 하나님을 선택한 삶은 시간이 지나도 빛납니다. 오늘 우리가 세우는 언약의 돌은 예배당의 기념물이 아니라, 일상에서 드러나는 거룩한 선택들입니다. 세상의 미움 속에서도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며 언약을 이루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의 삶에서 입술의 신앙고백을 삶으로 살아낼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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